칼빈을 연구하는 분야에서 참으로 필요한 것은 칼빈의 신학에 대한 비판적 연구이다.
이것은 신학적 부흥운동에 이 신학이 적절한지를 밝혀 줄 것이고, 동시에 그것은 16세기에 그 신학이 실지로 가지고 있던 내용과 형식을 비판적으로 평가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칼빈을 이 세대를 위한 스승이기도 하다는 사실과 그의 복음 해석은 전체 기독교 전통에 비추어서 고찰되어야 하고 고쳐지기도 해야 한다는 똑같이 중요한 사실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사실을 균형 있게 다룰 때에만 이 세대의 스승으로서의 칼빈의 지위가 확보될 수 있거나 또는 칼빈연구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이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다.
본연구에서 지적될 것이지만 칼빈연구를 가로막는 것은 그의 사상이 아주 조리있고 일관성 있게 전개되었다고 하는 널리 유포되어 있는 가정이었다. 논리적 명료성에 대한 칼빈의 명성이 그의 교리 아래에 깔려 있는 복잡함과 애매성을 덮어 감추어 준 것이다.

이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확증되거나 거부되거나 할 하나의 가설로서 우리는 일시적으로 다음과 같은 명제를 세울 수는 있을 것이다. 즉 이런 균열현상은 칼빈의 신학방법론이 두 의견 사이에서 오락가락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그 두 의견이란 기독교공동체에 참여하고 있는 한 참여자로서의 실존적 관심과 객관적인 입장에서 보는 한 학자로서의 조직적 합리주의의 요구, 또는 힘이나 구조, 법이나 정통주의적 가르침을 통하여 성령의 은사로서만 주어질 수 있는 것을 확립해 보고 싶은 한 신학자로서의 유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