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1장에서 11장까지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일반적으로 ‘원역사'(原歷史; primeval history)라고 불리운다. 이 원역사는 그 후에 연속되는 족장사(12－50장; patriarchal history)의 전주곡 내지는 배경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인간과 역사에 대한 하나님의 포괄적인 계시의 일단을 보여 줌과 아울러 그에 대한 히브리인들의 탁월한 통찰을 반영하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원역사는 우주와 인간이 맨 처음에 어떻게 창조되었는지를 서술함과 아울러, 인간의 제반 실존 양상, 곧 삶과 죽음, 노동, 출산의 고통 등이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범죄와 타락에서 비롯된 인간의 죄악성이 홍수 심판과 그 이후에 어떻게 반복.확대되고 있는가를 끊임없이 추적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가 이 글에서 살피려고 하는 것은 이러한 원역사의 서두에 해당하는 하나님의 창조에 관한 이야기이다. 하나님의 창조는 창세기 1장과 2장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바, 19세기 말엽에 역사비평학(historical criticism)이 생겨난 이래로 이 두 장의 본문은 끊임없이 논쟁의 대상이 되어 왔다. 필자는 이 글의 후반부에서 두 가지의 창조 이야기가 오늘날의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게 주는 주요 메시지들을 정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