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명
상실에서 희망으로
독일 작가 주자 방크의 소설이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 바로 2018년 S. Fischer Verlag에서 출간된 『크리스마스의 집』(Weihnachtshaus)이다.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소설은 ‘상실’이라는 두 글자를 마음에 새긴 사람들이 모여 쓰러져 가는 집을 완성하면서 그려내는 잔잔한 위로의 이야기이다. 상실과 희망 가운데 있는 인물들의 양가감정 묘사와 함께 아름답지만 쓸쓸하기도 한 겨울 풍경 묘사가 인상적이다.
소설 속 인물들이 각자 상실의 아픔을 가지고 있듯, 우리는 누구나 상실을 경험한다. 상실은 모든 것이 정돈된 일상을 망가뜨려 불안과 슬픔으로 가득 찬 삶으로 바꾸어 놓는다. 상실로 인해 분노하기도 하고 절망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 있는 한 삶은 계속되기에, 우리는 각자의 삶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상실의 아픔을 받아들이며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노력하고 희망을 꿈꾸게 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많은 것을 잃어버린 지금, 저마다의 상실을 경험하고 있는 독자들에게 이 책이 잔잔한 위로가 되길 바란다.
주자 방크(Zsuzsa Bánk)
1965년생인 주자 방크는 그녀의 부모가 1956년 헝가리 혁명 이후 독일로 이주하면서 독일에서 태어나 자랐다. 그녀는 요하네스 구텐베르크 대학 마인츠와 워싱턴 D.C.에서 저널리즘, 정치학, 문학을 공부했다. 현재 그녀는 남편과 두 자녀와 함께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에서 작가로 살고 있다. 첫 소설 『헤엄치는 남자』(Der Schwimmer)로 아스펙테 문학상, 독일 도서상, 위르겐–폰토상, 마라–카센상, 아델베르트–폰–샤미소상을 수상했으며, 『그 화창한 날들』(Die hellen Tage), 『우리는 이따가 잘 거야』(Schlafen werden wir später) 등 많은 소설을 출간했다.
배인병
장로회신학대학교와 동 대학 신학대학원, 독일 드레스덴 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신앙은 질문하는 힘이요, 신학은 그 질문을 생생하게 보존하여 성찰하는 학문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신학의 길에 정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