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머리에몇 년 전, 병영생활 중 가슴 아픈 사연을 가진 병사들이 군에서 안전하고 따뜻한 좋은 사람들을 만나 마음에 담아 두었던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자기와 세상과 하나님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모아 ｢내가 너를 사랑하였노라｣라는 책을 출판하였다. 난 이 책을 통해 가정과 사회에서 상처 받은 병사들이 군대라는 희망의 땅에서 의미 있는 좋은 대상들을 만나 치유되고 회복되는 이야기를 소개하고 싶었다. 책의 마지막은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나에게 있어서 흥분된 시간을 찾는다면 의미 있는 이야기를 찾을 때인 것 같다. 내가 존재하는 목적, 내 삶의 열정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이야기를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들어 주고 힘을 주는 삶이라 말하고 싶다. – 중략 – 나는 한 주간 동안 이야기를 들어 줄 병사들을 만나면서 나의 목회 이야기를 써 나가고 있다. 군목회 10여 년 지내오면서 “아하, 이것이 참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것이로구나!” 하는 것들을 새롭게 확인했다. 지금 이러한 목회 이야기를 쓰면서 내 정신적 에너지가 만족함을 느낀다. 이 느낌이 한 주간을 새롭게 기대하게 하고, 나로 말미암아 새로운 장병들을 찾아가게 하는 것 같다.”이후에도 군복을 입은 목사이기에 공식적이고 위기조치적인 ‘상담’이라는 장병들과의 접촉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었다. 군종목사로서 많은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분명 군복 입은 목사의 특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사의 사역 중에 매주일 강단에서 선포하는 설교는 그 어떤 사역과도 바꿀 수 없는 은혜와 축복의 자리였다. 매주일 예배의 현장에서 장병들에게 “하나님은 너를 정말 사랑한단다.”라는 복음의 메시지를 마음을 다해 담고자 했지만, 늘 무엇인가 아쉽고 부족하다 느끼던 중, 몇 년 전부터 “지난주 못다한 사랑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매주일 주보에 글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어느덧 수년이 흘러 이렇게 다시 편집할 수 있는 분량이 되어서 이러한 책을 다시 펴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부끄러울 뿐이다. 군종목사들과 군선교사들이 모두 다 하는 일인데……. 하지만 다시 용기를 내어 함께 나누고자 한다. 1부에서는 군 입대를 준비하고 있는 젊은이들과 군대 교회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있거나 아직 군대 교회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하는 한국교회의 성도들에게 군대 교회의 생명력과 순수함을 소개하고자 하였다. 2부에서는 매주일 강단에서 젊은 형제들을 바라보면서, 또한 가장 가까이에서 장병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님께서 얼마나 사랑하고 기뻐하는 존재인지를 전하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군대는 엄격한 명령과 규정에 의해 움직이는 집단이요, 권력이 가장 정당화될 수 있는 집단이지만 권력보다 사랑이 더 강하다는 것을 장병들의 진솔한 이야기들을 통해 증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3부에서는 군에서 세례를 받고 신앙의 첫걸음을 내딛는 병사들에게 그 걸음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신앙의 기초적인 내용들을 모아 보았다. 4부에서는 성경에 나타나는 신앙의 선진들의 모습을 거울로 삼아 군대 교회를 통해 믿음의 유업을 잇는 성숙한 신앙인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구약에 나타난 믿음의 사람들을 소개하였다. 5부에서는 군선교 현장에 대한 바른 이해와 한국교회의 적극적 참여를 기대하며 기독공보에 실린 “안남기 목사의 병영상담” 내용을 보완하여 Q/A 형식으로 구성하였다. 무엇보다도 “다음 세대와 함께 가는 교회”라는 표어가 다른 어느 목회 현장보다도 더 절실히 요구되는 군목회 현장에서 군종목사가 경험하고 강단에서 전하였던 말씀들을 함께 나누는 것이 군대 교회와 한국교회를 잇는 유익한 일이라 여겨지기에 부족하지만 다시 출판하게 되었다. 군 입대를 준비하며 다음 세대의 주인공으로 쓰임받기 원하는 청년들과 다음 세대에게 아름다운 신앙의 유산을 물려주기 원하는 이전 세대들이 함께 읽으면서 군선교 현장에 있는 모든 군종목사들과 사역자들에게 응원을 보내 주면 더 힘 있게 사명을 감당할 것이라 확신한다. 강원도 고성에 있는 초임 부대에서 주일에 다섯 교회 예배를 순회 인도하며 장병들을 찾아다녔던 열정, 사랑의 사절단과 함께 GOP 장병들을 위문하며 방문하였던 시간들, 열쇠부대, 태풍부대, 백호부대 신병교육대 세례식을 주관하며 한 영혼의 소중함을 느꼈던 경험, 서울 하늘을 지키는 방공부대 진지 장병들과 전국에 있는 탄약부대 장병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들어 주며 군목회는 들어 주는 사역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던 것, 상담학 교관으로 군종병과원들과 ROTC 후보생들, 타병과 장교, 부사관들과 강의실에서 만나 함께 고민을 나누며 수업을 진행하였던 것, 군단 교회를 섬기며 목회의 기쁨을 새롭게 알게 되었던 것 등등 나의 군목회 이야기는 사역지마다 아름다운 이야기로 풍성하였음을 고백한다. 그리고 이제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 것인지 다시 기대해 본다. 한 사람의 이야기는 결코 나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님을 알고 있다. ｢황금어장｣이 나오기까지 기도해 주고 응원해 주신 많은 사람들이 떠오른다. 총회와 군농선교부, 군종목사단 선후배들, 군선교 후원회와 군선교연합회, 군선교 현장에서 만난 10개 교회의 교우들과 종교는 다르지만 마음으로 응원해 주었던 많은 전우들, 사역의 현장마다 격려해 주신 사능교회와 백용훈 목사님, 무엇보다 군사역을 기뻐하고 장병들을 사랑한 아내와 함께 따라와 준 자녀들, 그리고 믿음의 유산을 온 몸으로 보여 주신 부모님과 형제들, 모두가 ｢황금어장｣의 주인공들이라 말하고 싶다. 나는 이분들의 군선교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한 토막 모아 정리하였을 뿐이다. 독자 여러분을 황금어장의 현장으로 초대한다.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만 올려 드리며……. 2011년 9월 1일